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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퍼간다

송 관 2012. 12. 3. 20:41

 

 

 

 

퍼간다/송인관

 

누가 채움터실에서 문향을 퍼간다

시향이 풍기는 채움터

입맛도 좋다며

시도 퍼가고 파스테르화도 퍼간다

 

꽃이 피면

마음속의 시심도 퍼가고

유유히 흐르는

시간의 맥박도 퍼간다

눈이 오면 얼어붙은 빰

최후의 입김도 퍼가고

손을 내밀며

움츠린 어깨도 퍼간다

우리는 갸륵하게

채움터 한 덩이마저 퍼간다

또 누가 나를 퍼갈 것이다

(채움터실 공부교)

출처 : 월간 문학세계
글쓴이 : 송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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