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작품방

[스크랩] 새벽

송 관 2012. 12. 4. 06:32

 

 

    

새벽/송인관

 

새벽녘 어둠이 지어질 듯 지어질 듯

 

아론 거린다.

 

현관 밖 돌계단에 서있는 내 앞에

 

어둠속을 뚫고 고양이 한마리가

 

감나무 밑에 웅크리고 있다

 

어둠이 왔다가고 또 왔다가도

 

고양이는 미동도 않고 그냥 그 자리에 있다

 

천기를 엿듣고 있어서 인가?

 

하늘에서는 천등 번개가 치고

 

거친 바람이 몰아친다.

 

감나무에서는 나무 잎 하나가 떨어져

 

내 옷깃을 스치며 저 멀리 사라져 간다.

 

그 순간 아기 주먹만 한 감 하나가

 

땅바닥에 떨어져 둥글고 있다.

 

어느 놈은 팔자가 좋아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고

 

어느 놈은 팔자가 사나워

 

땅위에서 둥글고 있나!

 

 

그래도

 

고양이는 미동도 않고

 

감나무 밑에 웅크리고 있다.

 

 
 

 


 

 

 

 

 

 

 

 

 

출처 : 월간 문학세계
글쓴이 : 송관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