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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경마장
송 관
2012. 12. 4. 06:43
경마장
경마장 철책 담장을 따라 걷다보면
졸졸 흐르는 막계천 위에 활처럼 횐 용마교가있다
개미 떼 같은 사람들이 용마교를 지나
먹이사슬에 엉겨붙어 발 빠르게 움직인다
토요일과 일요일엔 조물주도 놀라울세라
경마꾼이 내뿜은 핏빛 어린 외마디 소리
마른 몸의 사나이가 경마지를 펼쳐놓고
부들부들 떨면서 돋보기를 꺼내 쓴다
마권의 번호를 이리저리 뒤척이며
경마시작을 초조히 기다린다
타원형으로 둥굴게 그어진 길을 따라
바람을 가르며 말이 질주하면
겹겹이 쌓인 플라스틱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초조와 불안에 휩싸인 경마꾼들이 마권을 보고 또 보면서
하늘을 가르는 천등 같은 함성을 지르고
발을 동동거리며 퉁방울 같은 눈알을 부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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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 문학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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