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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송 관 2013. 11. 2. 14:56

 

마지막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이미 나이가 65세에 가까운 한부부가 있었다. 퇴직은 했지만 경제적인 여건이 넉넉한 그들에게는 이젠 여유롭고 편안한 여생을 보낼 일만 남은 것 같았다.

 

그런데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변호사를 찾아가 이혼 수속을 요청했다.  

결혼한 뒤로 거의 매일같이 싸우고 성격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30년 넘게 함께 지냈지만 만일 애들이 아니었다면 일찌 감치 헤어졌을 거라고 했다. 이제 아이들도 다 자라서 더 이상 부모인 그들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자 

이제라도 피차 자유로운 여생을 보내기 위해 이혼을 결심했다는 것이었다. 

 

변호사는 이 나이든 부부의 이혼 수속을 밟아주었으나 안타까운 마음에 변호사 비용을 일체 받지 않았다.

대신 수속이 끝난 후 세 사람이 함께 식사하자고 제안했다.  

부부는 비록 성격 차이로 이혼은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로  

미워 하는 감정이 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순순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식당에 앉은 세 사람의 분위기는 서먹서먹하기 짝이 없었, 

서로 그럴듯한 화제를 찾지 못하고 있던 차에 마침종업원이 닭구이를 내오자 남편이 아내의 접시에 닭다리를 놓아주며 말했다.

 

"어서 들어요. 당신이 좋아하는 거잖소." 변호사는 이를 보고  

어쩌면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을 되돌릴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내가 눈시울 을 붉히며 말했다."난 당신을 무척 사랑해요.  

하지만 당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제멋대로 군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따위 에는 도통 관심이 없죠.  

어쩜 제가 생전 닭다리를 안 먹었 다는 사실도 모를 수가 있나요?" 

 

그러자 남편은 약간 목이 메어 말했다. "당신....... 언제나 내 마음을 몰라주는 구려, 나는 늘 어떻게 해야만 당신을 기쁘게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오 

언제나 좋은 것은 당신에게 주고 싶어 했지, 당신 알고 있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위가 바로 닭다리란 말이오." 

 

두 사람을 보고 있던 변호사도 코끝이 찡해졌다사실 두 사람은 서로를 깊이 사랑하지만 그에 반해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러다 오늘 이 지경에까지 이르자 두 사람은 못내 감정이 격해져 있었다. 

    

그날 밤 남편은 밤새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가슴 속이타는 듯 했다.  

그는 한참 동안 고민한 끝에 용기를 내어 아내에게 전화를 걸기로 했다마음속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편 아내는 전화벨이 울리자 남편임을 알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원망이 너무나 커 더 이상 그의 목소리조차도 듣고 싶지 않았다.

한참 동안 전화벨이 울렸지만 그녀는 결국 받지 않았고, 아예 전화선을 뽑아버렸다.

  

그는 차가운 수화기를 귀에 댄 채 날카로운 칼끝에 찔린 것같은 아픔에 가슴을 부여잡고 있었다. 사실 그의 아내도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잊고 있었던 사실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남편이 심장병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이이

이틀 뒤 그는 자기 집 거실에서 숨져 있는 채로 발견됐다.

 

그때까지 그의 손에는 수화기가 쥐어 있었다.  

소식을 전해들은 그녀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일시적인 화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남편을 고통속에서 죽게만들었던 것이다.  

이제 그는 그녀가 아무리 큰 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러보아도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 벼렸다

 

그녀는 창자가 끊기는 듯한 아픈 가슴을 안고 남편의 유물을 정리했다 

그러던 중 그녀는 서랍 속에서  보험증서를 발견 했는데,  

가입일이 두 사람이 결혼한 날짜로 돼있었다. 피보험자의 이름은 그녀 자신이었다. 보험증서 봉투 안에는 편지도 한 통 들어 있었다.

 

 

편지

 

여보당신이 이 보험증서를 발견했을 때면 나는 이미 저세상으로 가고 없을 거요,

하지만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마음만은 저세상 끝까지 지니고 갈 거요.

 

마지막까지 당신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이 보험증서를 마련했소. 이 보험금으로 내가 당신 곁에서 해주어야 할 사랑과 보살핌을 대신할 수 있었으면 하오,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오!

 

그녀는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만일 자기 자신만 아니 었다면 그는 평생 동안 그녀를 보살펴 줄 사람이었던 것이다.

  

체면이나 자존심, 그리고 선입견 따위는 모두 버리고,사랑으로써 상대방을 감싸고 진실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순간에 "사랑한다!"는 말도 듣지 못한 채 보내야 할지 모르니까요.

 

세상에 이보다 더 가슴 아픈 일이 어디 있을까요?

 

지금 당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그 사람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말해 주세요.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 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