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창마을/송인관
옛 어른들은 과천 고을에 있는 광창마을을 광채라 부르며
넓고 풍요로운 땅을 일구며 오손 도손 정답게 살아 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광채를 光昌으로 이름이 바뀌었네.
옛 부터 이곳 마을사람들은 머리를 옥녀봉으로 하고
얕은 산자락 밑에다 고풍이 풍기는 아담한 집을 짓고 살았네.
가을에는 고사떡을 돌리고 봄에는 씨 갈이를 하며 살았고
내가 태어나 지금 까지 살고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네.
옛 어른들은 마을을 뜨고 이제 그 빈자리를 내가 지키고 있네.
광채는 넓은 뜰 얕은 산자락에 논밭이 깔려 있는 풍요로운 마을!
봄이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밤꽃의 향기, 아카시아 꽃 냄새가
온 마을로 퍼져 날짐승들까지 모여들어 춤을 추던 곳
여름이면 어머니가 개울가에 앉아 방망이를 두드리며 빨래를 하면
나는 그 곁에서 물장고를 치고 자맥질을 하며 놀았었지!
여자 아이들은 공기를 치며 놀았고 남자아이들은 골목을 누비며
술래잡기도 하고 병정놀이를 하며 놀았던 이곳이
어느 날 갑자기 경마장이 들어서서 365일 불도자로 밀고 당기더니
산자락은 도로로 변하고 전답은 경마장으로 들어가 온 마을이 산산조각으로 헝겊조각 같이 이리 저리 찢기고 찢기였다네.
옛 부터 음력 시월 20일에 마을 행사로 시화연풍 태평제를 지내고 있지만 산신이 노하였는지! 갑자기 멀쩡하던 장정 십여 명이 죽어 나가더니
지금은 온 마을 사람들이 오뉴월 감주 변하듯 변해 서로가 개 닭 보듯 쳐다보고 살아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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