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지식

송 관 2019. 12. 25. 01:28

知識

(: 화살. 전략)

(: . 경제)

(: , 인문학)

(: 소리, 음악, 예술)

(: , 전술)

지식이란 전략, 전술, 인문, 예술, 경제에 두루 통하는 종합적 앎. 즉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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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事求是

現實事實에 입각하여 옳음을 찾는다.

和而不同

(군자는)같지 않지만 화합한다.

同而不和

(소인배는)같으면서도 불화한다.

목마른 죄수()에게 그릇()에 물()을 담아 주는 마음씨

-이렇게 깊은 뜻을 담고 있는 漢字를 소리로만 표기하면 된다는 게 한글전용주의자들이다.

지식, 실사구시, 화이부동, 동이불화, 온이라고 읽어서 얻는 정보가 뭔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지구상에서 멸망하지 않으리라는 굳은 다짐을 하는 바입니다.>

1863년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한 게티스버그 연설의 끝 문장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유명한 귀절 덕분에 더욱 유명하다. 민주주의의 본질을 간단 명료하게 요약한 이 말을 더 줄인 사람이 있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淸朝를 무너뜨리고 중화민국이란 이름의 공화국을 세웠던 孫文의 三民主義가 바로 링컨의 이 귀절을 한자로 번역한 것이다.

三民主義란 民族, 民生, 民權이다. '국민의'를 民族으로, '국민에 의한'을 民權으로, '국민을 위한'을 民生으로 번역한 것이다. 손문이 말한 민족은 인종적인 의미가 아니라 국민과 같은 뜻을 지녔다. '국민의 정부'란 공화국을 이른다. '국민에 의한 정부'란 국민이 투표로써 선택한 정부라는 뜻이고 그래서 국민이 主權者가 되는 민주주의를 가리킨다. 바로 民權이다. 일본인들은 명치유신 후 데모크라시를 한때 民權주의로 번역하였다가 民主주의로 바꾸었다.

'국민을 위한 정치'란 바로 民生이다.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즉 주로 경제와 복지에 관한 것이다. 민족은 주로 안보를, 민권은 주로 정치를 의미한다.

하와이, 홍콩, 일본, 영국을 떠돌면서 서구의 민주주의에 매료되었던 孫文은 기독교 신도였고, 의사였다. 그가 建國이념으로 내세운 三民주의가 미국식 민주주의에 기초하였다는 것은 흥미롭다.

南京에 있는 그의 무덤 中山陵의 기념물들엔 孫文의 친필인 '博愛' '天下爲公'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天下爲公'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은 公的 자산이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손문의 이런 민주주의 사상은 중국 內戰과 공산화로 아직도 실천되지 못하고 있다. 손문도 민주주의가 바로 실현될 수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 그는 軍政-訓政-憲政의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군정으로 질서를 잡고, 훈정으로 국민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친 다음에 헌법대로 정치를 하는 민주주의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손문은, 신해혁명 이후 100년이 다 흘렀는데도 중국이 아직 憲政의 단계에 들어가지 못한 것을 알면 '민주주의를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려고 애쓰고 있는 곳이 한국이란 사실에 그는 두 번 놀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