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작품방

[스크랩] 광창마을

송 관 2012. 12. 4. 06:29

 

 


 

 

 

 

 

광창마을/송인관

 

옛 어른들은

 

광창마을을 광채라고 부르며

 

태고적부터 

 

오손 도손 정다웁게 살아 왔지

 

그 곳은 내가 태어나

 

지금 까지 살고 있는 곳

 

옛 어른들은   떠나고

 

이제 그 빈자리를 내가 지키고 있네

 

  광채는 넓은 뜰을 말하며 앝은 산자락에

 

논밭이 깔려 있는 풍요로운 마을이 었다

 

봄이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밤꽃의 향기가 온마을을 휘덮고

  

아카시아 꽃 내음세가 물씬 풍기던 곳이 었지

 

여름이면 개울가에서

 

어머니는 빨래를 하고

 

나는 그 곁에서

 

물장고를 치고 놀았던 곳

 

 마을 안에서는

 

여자 아이들은

 

공기를 치며 놀았고

 

남자아이들은 

 

 골목을 누비며

 

술래잡기도 하고

 

말달래기를 하며

 

병정놀이를 하였지
.
그런 이 마을이

 

어느날 갑자기

 

광채를 光昌으로 이름이 바뀌었지

 

옛부터  이곳 사람들은 머리를

 

옥녀봉으로 하고

 

얕은 산자락 밑에다

 

고풍이 풍기는 집을 짖고 살았네

 

가을에는고사떡을 돌리면서

 

형님 아우하며 살아왔지

 

어느날 조용한 이 마을에

 

경마장이 들어서서

 

365일 동안 도자로 밀고 당기 더니

 

산자락은 도로로 변하고

 

전답은 경마장으로 들어가

 

 마을이 산산조각으로

 

 찍기고  찍기었다
 
지금은 산신이 노하였는지

 

오뉴월 감주변하듯 변해

 

정다웠던 이웃들이

 

개 닭 보듯  살아가고 있네

 

 

 


 

 

 

 

 


 

 

 

출처 : 월간 문학세계
글쓴이 : 송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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