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창마을/송인관
옛 어른들은
광창마을을 광채라고 부르며
태고적부터
오손 도손 정다웁게 살아 왔지
그 곳은 내가 태어나
지금 까지 살고 있는 곳
옛 어른들은 떠나고
이제 그 빈자리를 내가 지키고 있네
광채는 넓은 뜰을 말하며 앝은 산자락에
논밭이 깔려 있는 풍요로운 마을이 었다
봄이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밤꽃의 향기가 온마을을 휘덮고
아카시아 꽃 내음세가 물씬 풍기던 곳이 었지
여름이면 개울가에서
어머니는 빨래를 하고
나는 그 곁에서
물장고를 치고 놀았던 곳
마을 안에서는
여자 아이들은
공기를 치며 놀았고
남자아이들은
골목을 누비며
술래잡기도 하고
말달래기를 하며
병정놀이를 하였지
어느날 갑자기
광채를 光昌으로 이름이 바뀌었지
옛부터 이곳 사람들은 머리를
옥녀봉으로 하고
얕은 산자락 밑에다
고풍이 풍기는 집을 짖고 살았네
가을에는고사떡을 돌리면서
형님 아우하며 살아왔지
어느날 조용한 이 마을에
경마장이 들어서서
365일 동안 도자로 밀고 당기 더니
산자락은 도로로 변하고
전답은 경마장으로 들어가
마을이 산산조각으로
찍기고 찍기었다
오뉴월 감주변하듯 변해
정다웠던 이웃들이
개 닭 보듯 살아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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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 문학세계
글쓴이 : 송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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